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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 이달말 중단여부 결정

코레일 효율내세워 폐지 요구
“환승 보완·연계버스 확대”

지방은 “철도 공공성 어긋나”
거센 반발… 운행재개 촉구

국토부 “환승 잘돼 문제없어”

지방에 거주하는 직장인 A 씨는 최근 해외출장 후 귀국길에 큰 불편함을 느꼈다. 인천공항에서 A 씨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한 번에 가는 KTX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지하 1층 교통센터로 내려가 30분 가까이 기다린 끝에 리무진 버스에 오른 그는 1시간 뒤쯤 광명역에 하차한 뒤 지하 승강장으로 내려가 KTX로 갈아타야 했다. 20kg이 넘는 무거운 짐을 끌고 오르내리는 게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다. 직통 KTX였다면 한숨 푹 자면서 마음 편히 집 근처 역까지 갈 수 있었지만, 환승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도 잘 수 없었다.

수출업체가 밀집한 B 도시 상공회의소에는 최근 기업체들의 민원이 봇물을 이룬다. 인천공항행 직통 KTX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해당 도시로 오가는 방법을 설명하는 게 곤혹스럽다는 것이다. B 도시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워낙 넓다 보니 외국인들로서는 환승하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며 “환승 얘기를 꺼낸 순간부터 바이어들의 표정이 굳어진다고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토교통부가 이르면 다음 주 부산·광주·대구 등 지방과 인천공항을 오가는 KTX 노선 운행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가운데 폐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발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공항행 KTX 이용도가 높은 지방 도시 관계자는 26일 “지방 주민들의 이동복지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지역균형발전이나 철도 공공성 측면과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시 서구의회는 23일 운행 재개를 요구하는 결의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운영사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9월 1일부터 인천공항행 KTX 운행 중단을 허가해 달라는 ‘철도 사업계획변경 인가 신청서’를 국토부에 냈으며, 이미 3월 말부터 KTX 차량 정비를 이유로 운행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3149억 원을 투입해 2014년 6월 개통한 인천공항행 KTX는 하루 평균 22회(경부 12회·경전 2회·동해 2회·호남 4회·전라 2회)를 운행해 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완수(자유한국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이 해당 노선 폐지를 요구하는 이유는 크게 수요부족과 비효율성이다. 지난해 기준 인천공항 KTX(서울역~검암역~인천공항역) 이용객은 하루평균 3433명이다. 이 구간에 공급되는 KTX 좌석이 1만4970석인데 23%만 채워진다는 것이다. 선로를 공항철도(AREX·서울역~인천공항)와 공유하고 있어 KTX 1대를 투입하면 공항철도 약 3대가량의 운행이 불가능한 점 등도 폐지 이유다.

코레일 관계자는 “서울역이나 광명역에서 갈아타기 쉽도록 환승 시스템을 보완하고, AREX와 연계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승시설이 잘 돼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해당 구간 탑승률이 낮은 데 반해 다른 노선의 KTX가 부족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