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공손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4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협회(VFW) 전국대회에 참석해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앨런 존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NYT “주변 연료탱크 여전”
WP “또 전문가 참관 못해”

한·미 전문가들은 24일 북한의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 해체 작업 등에 대해 “의미는 있지만 북한의 본격적 비핵화 돌입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북한이 선(先)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포석”이라고 경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북한의 발사장 시설 해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매우 고무적인 신호지만 주변의 다른 시설이나 건축물, 연료 탱크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본격적인 비핵화 수순에 돌입했다는 결론은 성급하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 이어 이번에도 시설의 완전한 폐기를 입증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 참관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애덤 마운트 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조치에 대해 “협상을 연장하는 데 고무적이며 도움이 되지만 북한이 스스로 군축을 하거나 군사적으로 중요한 제한을 가하는 주요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국장은 최근 한국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것 같지는 않고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길 원하는 것 같다”면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옵션(선택)으로 돌아설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도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싶어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서해 미사일 발사장 폐기는 지엽적인 문제이고 완전한 비핵화의 진정성으로 보기 어렵다”며 “북한이 이미 보유한 핵탄두를 폐기하거나 선언적으로라도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의사를 밝혀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도 “북한은 종전선언만 되면 적대관계가 해소됐으니 제재도 풀고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전략무기 전개 등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으므로, 전체 판을 흔들 수 있는 첫 번째 단추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