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4일 미국의소리(VOA)방송이 북한 평안남도 평성의 미사일 조립시설인 ‘3월 16일 자동차공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6월 30일 사진(왼쪽)에서 목격된 시설물 그림자가 7월 20일 사진(오른쪽)에서는 사라져 해당 시설이 해체된 것으로 관측됐다. VOA 캡처

VOA “평양 인근의 조립 시설
다만 사흘이면 재건할 수 있어”
核 대신 ICBM만 폐기 가능성

트럼프 “동창리 해체시작 환영”
폼페이오 “약속에 부합하지만
실험장 해체 때 감독관 있어야”

북한이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 해체 작업 개시에 이어 평양 인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시설도 해체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24일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행보에 대해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목표와 함께 북한 핵시설 검증 및 대북제재 유지 입장을 강조했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7월 20∼21일, 24일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평안남도 평성의 미사일 조립시설인 ‘3월 16일 자동차공장’에서 조립시설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지난 6월 30일 촬영된 사진에는 건물 옥상에 크레인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다. VOA는 “6월 위성사진에 있던 검은색 시설물 그림자가 7월 20일 사진에는 사라진 것을 감안하면 해당 시설이 해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당초 이 구조물을 완성하는 데 불과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체한 시설을 언제든 재건할 수도 있다고 VOA는 지적했다. 또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ICBM 폐기를 들고나와 미국에 대해 핵공격 위협만 제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종전선언, 평화협정을 체결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나가려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회(VFW) 전국대회 연설에서 “북한이 핵심 미사일 실험장의 해체 절차를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사진들이 나왔으며,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환상적인 만남을 가졌으며, 매우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한국전쟁 참전 전사자 유해 송환 과정도 꽤 빨리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미국·호주 외교·국방장관 회의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실험장에 대한 언론 보도를 봤으며, 이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약속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평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핵 협상 목표로 FFVD를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검증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북한이 적극적 비핵화 조치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엔진 실험장을 해체할 때 그 현장에 감독관을 있게 해달라고 북한에 요구해왔다”며 “제재 이행을 유지하는 것을 포함한 북한에 대한 압박 캠페인이 전 세계가 북한을 비핵화하는 데 성공할 수 있는 필수 요소”라고 언급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분명히, 검증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미국과 호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을 통해 북한 정권의 비핵화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