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양궁대표팀의 막내 이우석(왼쪽·상무)과 이은경(순천시청)이 24일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이우석 “월드컵 4차 ‘노골드’
보약이라 삼고 집중력 키울것”
이은경 “월드컵 개인전 첫 金
앞으로도 더많은 메달 딸래요”

내부경쟁 치열… 고강도 훈련

이우석(상무)과 이은경(순천시청)은 1997년생으로 동갑내기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양궁 리커브대표팀의 ‘막내 듀오’. 그리고 올 시즌 월드컵에 나란히 데뷔,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했다. 오는 8월 개막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사냥의 선봉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현대양궁월드컵 4차 대회를 마치고 24일 귀국한 이우석과 이은경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났다. 둘은 인터뷰 직후 양궁대표팀 선배들과 함께 진천선수촌으로 떠났다.

이우석과 이은경은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한 달 동안 차근차근 준비하겠다”면서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우석과 이은경은 올림픽보다 더 힘들다는 국내 대표 선발전을 통과했고, 대한민국의 ‘신궁 계보’를 이을 재목이란 점을 입증했다. 이은경은 월드컵 1, 2차 대회 여자단체전 금메달 멤버가 됐고 4차 대회에선 마침내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3차 대회엔 대표팀이 참가하지 않았다. 이은경은 “(올 시즌 처음 월드컵에 출전하기에) 많이 긴장했는데 개인전 첫 금메달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어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 아시안게임뿐만이 아니라 여러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많이 수확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1차 대회에서 개인전 동메달과 단체전 금메달, 2차 대회는 개인 및 단체전 2관왕을 차지했다. 4차 대회에선 개인, 단체, 그리고 혼성전까지 3종목 결승전에 올라 은메달 3개를 보탰다.

이우석은 4차 대회 노골드를 ‘보약’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우석은 “아시안게임 전에 이런 결과(4차 대회)가 나온 게 오히려 다행”이라며 “보완해야 하고, 풀어야 할 부분들을 잘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내부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시안게임 예선에는 남녀 4명씩 모두 참가하지만, 본선에는 단체전에 3명씩, 개인전에 2명씩, 혼성전에 1명씩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훈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한두 번 잘했다고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는 건 아니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우석과 이은경을 ‘자극’했다.

이우석은 기초군사훈련을 2주 소화한 뒤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2월에 입대했지만, 기초군사훈련을 마치지 못해 여전히 이등병이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손에 쥐면 병역 혜택이 부여돼 남은 4주의 군사훈련만 통과하면 된다. 이우석은 “어떤 상황이든 상대가 누구든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면서 “아시안게임까지 집중력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말했다.

둘은 ‘유쾌한’ 친구다. 이은경이 “(이우석이 남자대표로 선발돼) 처음엔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라고 운을 떼자, 이우석은 곧장 “딱히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라고 맞받아쳤다. 이우석이 “항상 (이은경에게) 당하는 입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은경은 “우석이가 장난치면 누나와 같은 마음으로 받아준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8월 7일생, 이은경은 5월 8일생이다.

이우석과 이은경은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진천선수촌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양궁대표팀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5개 종목 ‘싹쓸이’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양궁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4차례(2010, 2006, 1998, 1990년) 리커브 전종목을 석권했다. 이은경은 “(아시안게임처럼) 큰 이벤트에선 모두 똑같이 긴장되고 떨릴 것”이라며 “얼마나 훈련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리기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게 정답”이라고 말했다. 이우석은 군인답게 짧고 굵게 “아시안게임을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인천=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