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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구청장은…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겉치레보다 ‘실질’을 중시한다. 그는 제9대 중구청장 임기가 시작된 지난 2일 직원 조례로 취임식을 갈음하고, 지역 현안을 챙기기 위해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지방선거가 실시된 1995년 이래 민선 중구청장 중 취임식을 열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구청장은 지난 2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토요일만큼은 머리를 비우고 재충전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며 “토요일에는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례적인 행사에 참석하는 것보다 차분히 한 주를 돌아보고 구정목표에 대한 향후 방향을 설정하는데 고민하고 구상하는 시간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실질적인 생각에서다.

경남 창녕 출생인 서 구청장은 정치평론가로 친숙한 정치인 출신이다. 숭실대 철학과(87학번) 시절부터 학생운동에 몸담았으며 199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일찌감치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쏟는 등 20여 년간 현실정치에서 뛰어 왔다. 서 구청장은 “2001년 당시 대선을 1년 앞두고 당 주류는 이인제 의원을, 소장파들은 김근태 의원을 대선 후보로 지지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김희선 의원의 보좌관 신분을 유지한 채 노 대통령 경선 캠프에서 일을 도왔다”고 회고했다. 이를 계기로 노 대통령 당선 뒤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행정관으로 발탁된 데 이어 청와대 정무수석실, 인사수석실 등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첫 선거를 치를 때 조직특보를 맡기도 했다. 이후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겸 정치평론가로 변신해 3년여간 신문 지면과 방송을 통해 대중성을 확보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구청장 도전을 결심했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의 현장이 밀집돼 있는 중구를 구석구석 둘러본 뒤 펴낸 ‘길 위에서 만난 중구’로 지난 2월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어 4월 전략공천을 받아 6·13 지방선거에서 전체 6만5183표 가운데 51.3%인 3만3479표를 얻어 당선됐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