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지사 前보좌관 추가소환계획
백원우 민정비서관도 수사선상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망으로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의 칼끝이 ‘사건의 본류’인 김경수 경남지사를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노 원내대표와 김 지사를 향해 투트랙으로 움직이던 수사가 원트랙으로 좁혀진다는 의미다.

특히 특검은 32일 남은 1차 수사 기간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인 한모 씨를 연결고리로 김 지사까지 단숨에 수사 수위를 올린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특검은 전날 소환 조사한 한 전 보좌관의 진술을 분석하며 추가 소환 조사 등을 준비 중이다. 특히 특검은 이를 통해 댓글조작과 인사청탁 등을 거래한 것으로 의심되는 ‘드루킹-김 지사 커넥션’ 쪽으로 수사의 영점 조정을 다시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검은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드루킹이 일본 오사카(大阪) 총영사로 인사청탁한 도모 변호사를 면접한 백원우 민정비서관도 수사 선상에 올린 상태다. 조만간 다른 여권 실세나 청와대의 연루 인사 수사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미 한 전 보좌관이 2017년 초 드루킹이 이끄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본거지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를 방문해 킹크랩(댓글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시연을 봤다는 경공모 회원들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특검은 한 전 보좌관이 킹크랩의 존재를 사전에 알고 출판사를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가 2016년 10월 먼저 킹크랩 시연을 본 뒤 ‘시찰’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이 남은 수사 기간 본류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특검이 미련을 버리지 못한 노 원내대표에게 전달된 불법 정치자금 공여자 수사나 드루킹의 노 원내대표 협박 건은 지류에 불과하다. 이미 특검은 지류 수사에 수사 기간의 절반 가까이 쓴 상태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특검의 본질적인 목표는 노 원내대표가 아니었다”면서 “별건 수사가 아닌가 할 정도였는데 특검의 방향이 옳았는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촉박한 시간과의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특검이 노 원내대표 관련 수사에 집중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노 원내대표에게 전달된 불법 정치자금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도 변호사를 압박해 김 지사와 드루킹이 관련된 진술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임정환·이정우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