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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감청영장 신청서’ 입수
트럼프 “마녀사냥·사기”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캠프 시절 고문이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러시아가 개입한 의혹에 연루됐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 연방수사국(FBI) 문서가 공개됐다.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러시아 출신 여성 마리아 부티나(29)는 정계뿐 아니라 경제계, 금융계 등 광범위한 분야의 관계자들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22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선거캠프의 외교정책 고문을 맡았던 카터 페이지(47·사진)에 대한 FBI의 감청영장 신청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NYT가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통해 21일 입수한 이 문서는 FBI가 2016년 10월 해외정보감시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올해 초 기밀문서에서 해제됐다.

약 40년 전 미국 내 외국 스파이 용의자에 대한 감청을 허용하는 해외정보감시법(FISA)이 제정된 이후 실제 감청영장 신청서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서에 따르면 FBI는 페이지가 러시아의 포섭 대상이었다고 확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FBI는 “미 형법을 위반, 2016년 대선 결과를 훼손하고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또 “페이지는 정보 요원들을 포함해 러시아 정부 관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페이지는 러시아 정부와 협력해 공모하고 있다” 등의 설명도 있다.

NYT는 페이지가 러시아 정보원들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FBI가 첫 감청영장을 신청한 지 2년이 다 되도록 기소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 법무부와 FBI는 페이지에 대한 감청영장을 3차례 갱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페이지는 22일 CNN 인터뷰에서 “내가 러시아 측과 연루됐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결코 외국 정부의 요원 역할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영장 신청서는) 우스꽝스럽게도 심하게 수정됐다. 법무부와 FBI가 연방법원을 속였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마녀사냥” “사기”라고 비난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부티나는 2015년 알렉산드라 토르신 당시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와 동행해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과 네이선 시츠 재무부 국제문제 차관보를 만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해 부티나가 미 상원 정보위원회 관계자에게 러시아 억만장자 콘스탄틴 니콜라에프로부터 재정적 후원을 받아왔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