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현장조사 23일 오전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자살한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魯수사 ‘공소권 없음’ 종결방침
돈 준 도변호사 영장 서두를 듯

김경수 의원시절 보좌관 소환
金지사 정면으로 겨누기 분석

드루킹 “魯까지 날릴것” 협박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김동원 씨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한 유서를 남긴 채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수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 대한 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이뤄진 노 원내대표의 사망으로 인해 특검의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노 원내대표에 대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 만큼 김경수 경남지사 등에 대한 수사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검은 이날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한모 씨를 소환, 김 지사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이미지 크게보기

허 특검은 이날 오전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뒤 11시 30분쯤 회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기자실로 와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침통한 마음이 앞선다.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또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허리를 90도로 굽혔다.

노 원내대표는 유서를 통해 드루킹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조만간 특검에서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특검은 노 원내대표의 사망으로 노 원내대표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다만 앞서 한 차례 영장이 기각된 도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서두를 것으로 전해졌다.

노 원내대표는 특검 수사 이후 줄곧 “드루킹 측근에게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해 왔다. 외형상 공식적 대응과 달리 노 원내대표는 수사망이 좁혀옴에 따라 적지 않은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측은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접근하기 전에 노 원내대표 측에 먼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과 노 원내대표의 관계는 2016년 총선 이후 멀어졌다. 드루킹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 이후 자신의 SNS에 “정의당 패거리들아 너희들 민주노총 움직여서 문재인 정부 길들이려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내가 경고한다”면서 “노회찬까지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는 글(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특검은 이날 한 전 보좌관을 불러 ‘킹크랩’(댓글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시연에 참석한 정황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한 전 보좌관은 드루킹 일당과 김 지사를 잇는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되고 있다.

임정환·이정우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