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법원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인기 주역들

- ‘원칙주의 판사’役 김명수
벌써 차기작품·솔로앨범 함께 준비 중
둘 다 잘 해내고 싶은 건 욕심일까요?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가 16일 인기리에 종영했다. 지난 5월 21일 3.7%의 시청률로 시작해 마지막 회에서 5.3%를 기록했다. 시청자의 입에 오르내리는 화제성은 이보다 훨씬 컸다. 배우들의 찰떡같은 연기와 현직판사 문유석 작가의 활약이 대단했다. 법복 속에 가려졌던 법원의 속살을 보여준 두 주역 김명수와 류덕환을 만났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N카페. 아담한 내부 공간이 배우 김명수(사진)의 목소리로 꽉 찼다. ‘미스 함무라비’의 종영을 앞두고 미리 진행된 인터뷰. 김명수는 드라마 속 캐릭터 임바른처럼 분명하고 확신에 찬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했다. 조금 과하다 싶을 만큼 시종일관 활력이 넘쳤다.

“제가 좀 워크홀릭입니다. 늘 뭔가 일을 계획하고 컨설팅하는 성격이에요. 하고 싶은 게 참 많아요. 말씀 나온 김에 우선 하반기 계획부터 말씀드리면, 차기작 드라마를 보고 있고 솔로 앨범도 준비 중입니다. 그 중간에 인터뷰도 하고, 드라마 모니터링도 하고 있어요.”

‘미스 함무라비’는 김명수가 아이돌 그룹의 ‘센터’ 엘이 아니라 배우로서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린 드라마로 기억될 것 같다. ‘닥치고 꽃미남 밴드’(2012) ‘주군의 태양’(2013)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2014) ‘군주-가면의 주인’(2017) 등 그동안 적지 않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이번처럼 시청자 눈에 든 적은 없어 보인다.

김명수는 원칙과 개인주의를 앞세우는 엘리트 판사 임바른의 모습을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잘 표현해 호평받았다. 법의 정의와 약자 편에 서서 공감하는 박차오름(고아라) 판사와 사사건건 충돌하면서도 은근히 그를 감싸는 모습을 보여줘 사랑받았다. “감독님, 작가님과 함께 대본 리딩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는 임바른과 감독님이 생각하는 임바른을 서로 잘 맞춰간 것 같아요. 성동일 선배님, 류덕환 형에게는 많은 걸 배웠습니다. 실제로 저는 임바른보다는 정보왕 같은 스타일이에요.”

임바른에 푹 빠져들면서 주변의 시선에 대해서도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됐다.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았죠. 가수 활동과 병행해야 하는 어떤 작품에서는 연기에만 집중하지 못해 욕을 먹었는데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이번에도 발음과 발성이 불안정할 때도 있었지만 많이 연습했고, 임바른 같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기뻤어요.”

김명수는 “아직도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아요”라며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10년 후에는 가수 엘뿐 아니라 배우 김명수로서도 인정받고 싶어요. 둘 다 잘하고 싶다는 것은 너무 욕심일까요”라며 미소지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