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영장심사 서울 강서구 화곡동 어린이집 영아 사망 사건의 피의자인 보육교사 김모 씨가 20일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아동학대·방임 잇따르자
“다음주 국무회의에 상정” 주문
부모들 “재발방지” 靑국민청원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잇단 아동학대·방임에 따른 사망사고와 관련, 20일 “보건복지부가 유사 사례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완전히 해결할 대책을 조속히 세워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진과의 티타임에서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해서 CCTV 공개 등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했는데, 이런 대책이 소용이 없다 싶을 정도로 또다시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같이 지시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관련 대책을 다음 주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경기 동두천 어린이집 통학차량 방치 사망 사고, 서울 강서구 화곡동 어린이집 학대 사고 등 잇단 어린이집 안전사고(문화일보 7월 19일 자 11면 참조)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을 반영한 지시로 풀이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아이가 차량에 남겨지지 않도록 여러 조치를 취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복지부는 재발방지책으로 정보기술(IT) 등을 이용해 어린이 안전을 확인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동욱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확인해야 할 사람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IT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슬리핑 차일드 체크 시스템, 어린이집 등·하원 확인 시스템, SNS 문자 등 어떤 방법이든 2∼3번 확인해서 사회 안전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행정력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특히 기술과 시스템을 통해 ‘상시적으로’ 안전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 행정에 대한 불신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 사고를 낸 두 어린이집은 모두 복지부 평가에서 90점이 넘는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새로 검토 중인 대책의 허점도 지적된다. 전국 4만여 개 어린이집이 매뉴얼을 제대로 따르는지, 행정적으로 매일 확인하기가 어려운 현실을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관건이다. 지금처럼 어린이집에 주의를 당부하는 공문 발송만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솜방망이 처벌과 구멍 난 행정조치로 문제의 어린이집이 버젓이 운영을 재개하는 사태도 되풀이되고 있다. 슬리핑 차일드 체크 시스템 역시 차량 개조와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학부모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사고 재발을 위한 제대로 된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촉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섰다. 국민 청원은 이날 현재 550건이 넘었다.

한편, 지난 18일 11개월 된 남자아이를 온몸으로 눌러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 치사)를 받고 있는 강서구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여·59) 씨는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영장 심사를 받았다.

이용권·전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