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하청(下請) 등으로 무책임의 전형을 보여온 교육부가 중소기업에 ‘갑질’까지 하고 있다. 교육부는 18일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 2학기부터 유치원과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통학 버스를 타거나 내릴 때 학부모에게 문자로 알려주는 ‘어린이 통학 버스 실시간 위치 알림 서비스’를 시범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정보통신 분야 중기(中企)인 웰티즌이 먼저 개발한 앱을 지난해 1년 동안 경기·경남 지역 9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용해왔으면서도, 전국 확대를 앞두고 업체를 바꾼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공신력을 위해 공기관에 맡기고 싶은데, 웰티즌과 공동 개발했던 한국도로교통공단이 못 하겠다고 해서 비슷한 기술의 다른 공기관을 물색” 운운했으나 군색한 변명이다. 웰티즌은 2억 원을 들여 2016년에 해당 앱을 개발했고, 교육부도 반색했었다. 웰티즌은 전국 확대를 계획한 교육부와 학부모들의 요구 사항 반영을 위해 8억 원을 더 투자했다. 대기업·중기 상생 차원에서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추진한 ‘성과공유제’ 사업의 일환이었다. 도로교통공단은 홍보 등을 맡았다. 이런 사실은 교육부도 알고 있다.

웰티즌 지적대로 민간 기업 보유 기술을 공기관이 거액을 들여 유사하게 다시 개발한 것도 부도덕하지만, 그런 공기관의 이익을 기술 선점 중기보다 앞세우는 교육부는 황당하기까지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식이면 어떤 기업이 기술 개발에 투자하겠느냐”는 해당 중기 항변을 흘려 들어선 안 된다. 교육부를 엄중 문책하고, 시정(是正)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