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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제주포럼서 밝혀

저소득층 중심 직접적 분배 등
다양한 정책 통해 문제 해결을

이대론 한계기업 급증 불가피
규제혁파로 기업이 일 벌이게
대기업 개혁도 수술·약 구분을

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소득 양극화’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출발점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이제는 (최저임금만으로 하려 하지 말고) 직접적인 분배 정책, 경기 부양 등 더 다양한 정책수단을 쓸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18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통찰과 힐링-제4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세할수록, 특히 소상공인일수록 단기간에 (최저임금이) 많이 늘어나므로 이대로 가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한계기업 숫자가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경제 하향 국면에서는 소상공인 밑에서 일하는 저소득 근로자들이 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들을 위한 직접적인 분배 정책을 과감하게 사용하면 재원은 최저임금과는 다르겠지만, 전체 경제라는 큰 그림을 봤을 때는 결국 거의 같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물꼬를 트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도 재정지출을 통해 조금 더 경기를 진작시키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쓰자는 얘기다. 그는 “상대적 빈곤층의 두께가 1990년대의 2배 수준으로 늘고, 저임금 근로자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35개국 중 34위”라면서 “우리나라 재정과 세입 상태가 나쁘지 않아 보이는 만큼 좀 더 재정을 통해 경기를 살리고, 근로장려소득세제 등 직접적인 분배 정책도 쓰고 관급 대규모 프로젝트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운용해 가면 근본적인 문제를 좀 더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한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제언했다. 박 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집권 2년 차가 되면 결국은 경제 성적표가 중요하고 이를 위한 중요한 주체 중 하나가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제한 후 “소통과 격려보다는 더 중요한 게 규제 혁파 등을 통해 기업이 일을 마구 벌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대기업 개혁 정책 등에 대해) 정부가 ‘수술’을 해야 할지, ‘운동과 약 처방’으로 가능할지에 대해 조금 더 구분하면 좋겠다”면서 “시장감시와 자율규범이 있는데, 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는 만큼 기업도 뼈 아픈 반성을 거쳐 자율적으로 규범을 따라야 하되, 일각의 일탈 행위에 대해서는 시장감시와 엄격한 사후 규제로 막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20대 국회 들어 기업 관련 규제 법안이 800건이 쏟아졌는데, 이런 속도라면 힘든 과정을 거쳐서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도 전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입법부에서도 규제총량관리 등을 해서 규제를 더 이상 쏟아내는 것을 좀 없애 달라”고 덧붙였다.

제주 =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