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충분한 시간 갖고 검토·보완해야”

이미지 크게보기

‘23∼27일 국제노동고용학회 서울대회’ 여는 김동원 ILERA 회장

“세계 勞使전문가 2000여명 모여
노동의 미래 모색하는 행사될 것
국내 노동현안 실타래 풀 기회”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김동원(58·사진)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ILERA) 회장은 1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추진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려대 경영대 교수인 김 회장은 세계적인 고용 노사관계 전문가로 지난 2015년 한국인 최초로 ILERA 회장에 선출됐다. ILERA는 국제노동기구(ILO)가 예산·인력을 지원하는 세계 최대 규모 노동 관련 학회다. 전 세계 48개국 고용 노사관계 학회가 회원이다.

김 회장은 오는 23∼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ILERA 2018 서울 세계대회’의 준비에 한창이다. ‘노사관계학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 행사는 대륙별로 돌아가며 3년에 한 번씩 열린다. 올해엔 60개국 노사관계 전문가 2000여 명이 참여한다. 지금까지 아시아에서 이 행사를 연 국가는 일본뿐이다. 이번 행사엔 티치아노 트레우 전 이탈리아 노동부 장관 등 역대 ILERA 회장단 10명이 참석하며 고용노동부,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노총·민주노총이 세션에 참여하고 토론에 나선다. 행사의 무게나 김 회장의 전문성으로 볼 때 고용, 노동 관련 현안에 대한 그의 분석과 대안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은 “양극화와 장시간 근로를 해결하겠다는 정책의 방향성은 세계적인 흐름과 맞지만, 단기간에 급격하게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정작 보호가 필요한 저임금 근로자가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주 5일 근무제를 장기간에 걸쳐 연착륙시킨 것처럼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정책도 지금부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토·보완해야 합니다. 노사정 관계에는 소통과 의견 개진이 중요합니다. 이번 행사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후 경색된 노사정 관계와 고용노동 현안의 엉킨 실타래를 푸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는 “이번 행사를 개최하게 된 것은 한국의 노사관계 연구가 세계적인 수준임을 증명해 준다”며 “해외 석학과 각국 학계·기업·정부의 오피니언 리더가 참여해 한국의 노동 관련 학문 수준과 정부의 정책 역량을 한 단계 향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행사에서 가장 주목할 세션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노동시장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일의 미래’를 꼽았다. 김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기존 제조업 기반 일자리가 사라지고 빈자리에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직과 전직 교육이 필수”라며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변화의 한복판에서 노동의 미래를 공동으로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