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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열대야 지난 주말부터
판매량 100~200%씩 급증
“에어컨 격년 성장” 속설 깨고
작년이어 올 250만대 넘을듯

AI·공기청정 기능화도 한몫
삼성·LG, 연중 생산 체제로

올해 가전 시장에서 에어컨 판매량이 3년째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짧은 장마 이후 갑자기 찾아온 가마솥 더위 덕분에 “한 해 잘 팔리면 이듬해 안 팔린다”는 속설을 깨고 에어컨 시장이 3년 연속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에어컨 판매량은 최소 250만 대 이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16년 220만 대, 2017년 250만 대에 이어 3년째 최고 기록을 깨는 것이다. 가전업체들은 지난 2년 동안 에어컨이 최대 판매량을 경신한 만큼 올해 에어컨 시장은 쉬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에어컨시장은 통상 격년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2013년 200만 대를 처음 돌파한 에어컨 시장은 2014년과 2015년 150만 대로 뒷걸음질 쳤다.

시장 예측을 뒤집은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폭염이다. 찜통 더위와 열대야가 막 시작된 지난 주말부터 에어컨 판매량은 전주 대비 100~200% 급증했다. 지난해보다 늦게 찾아온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만큼 상반기 주춤했던 에어컨 판매량이 ‘늦바람’을 탔다는 설명이다. 시장을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은 교체 수요다. 업계에 따르면 교체 수요는 전체 판매량의 70%에 달한다. 우선 에어컨의 다양한 기능화가 한몫 했다. 최근 인공지능(AI)기능을 장착한 에어컨은 젊은 층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음성인식 기반 AI 서비스 ‘빅스비’를 적용한 에어컨 판매량(스탠드형 기준)이 전체 40%를 차지했다. 공기청정과 제습 기능도 갖추면서 활용도도 넓어졌다. 황사와 장마철 등에도 이용하면서 여름 가전이란 고정 관념을 깨고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여름철 ‘전기 요금 폭탄’을 우려한 소비자들은 절전 효과가 뛰어난 신제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 출시한 에어컨은 에너지 효율을 좌우하는 컴프레셔 기능이 좋아진 덕에 기존 제품보다 전기료를 30% 가량 아낄 수 있다. 에어컨 시장이 탄력받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지난해부터 연중 생산 체제를 가동 중이다. 올해 풀가동 시점도 약 한 달 가량 앞당겼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2월과 3월부터 에어컨 생산 라인을 풀가동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폭염과 미세먼지 등 기후 문제가 맞물리면서 에어컨 판매량이 이례적으로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