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혁신성장을 위해…” 김동연(앞줄 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경기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혁신성장 가속화를 위한 지역혁신주체 협력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大기업 CEO 간담회 건의안
경제관계장관회의서 즉각 조치

엄격했던 R&D 투자비율 요건
현행 5% → 2~3%로 낮춰 완화
‘문화콘텐츠’ 등도 대상에 포함

정부가 미래 신산업·신기술에 대한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세액공제 대상 기술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문턱도 낮춘다. 이는 12대 기업 CEO 간담회에서 건의된 내용으로, 정부는 즉각적 조치라는 제스처를 통해 투자·고용기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문화일보 7월 10일 자 1·3면 참조)

18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기재부는 ‘투자유치 지원 제도 개선 방안’을 안건으로 올리고,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투자 세액공제 요건 중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용 비율을 완화하기로 했다. 현행 5%인 비율을 2∼3%로 낮춰 기업 초기 R&D 분야 투자가 취약한 스타트업이나 신생 중소기업들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존 태양광·5G·인공지능 등 11개 분야 157개에만 적용되던 세액공제 대상 기술을 문화콘텐츠 등을 포함해 대폭 확대했다. 올해 말까지인 세액공제 일몰기한도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의 신산업·신기술 투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최대 10%를 세액공제해주고 있다. 중소기업은 10%, 중견기업은 7%, 대기업은 5%를 공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업들이 미래 신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세액공제 혜택을 줬지만, 그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도 혜택을 받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성장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선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율을 5% 이상 투자해야 하고, 전체 R&D 비용 대비 신성장기술 R&D 비중이 1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또 2년간 상시근로자 수도 유지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한 후 혜택을 받는 것 자체가 ‘그림의 떡’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실제 2016년도 기준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율은 2.8%다. 과세표준 2000억 원 이상의 대기업도 1.3%에 불과했다. 대기업도 5%를 넘기기 어려운 상황에서 세제 혜택이 절실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주요기업들은 지난 16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신기술 세액공제 제도의 이 같은 맹점을 언급하며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화답하듯 정부는 이번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하고 조만간 있을 세법개정안을 통해 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액공제 문턱을 낮추고, 대상 기술을 확대해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혜택을 받기 쉽도록 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