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전형에 영향 미칠까 걱정
학부모단체, 교육청 대책 촉구

광주의 한 사립고에서 발생한 중간·기말고사 시험지 유출 사건의 파장이 해당 학교는 물론 광주 지역 다른 고교 3학년들의 대입 수시 전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지역 사회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광주의 한 고교 A(59) 교감은 18일 “이번 일로해당 학교 고3 학생은 물론 광주 지역 전체 고3 학생들의 입시 전형에 초비상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다음 달부터 대입 수시 전형이 시작되는데, 서울의 대학에서 광주 지역 학생들의 성적을 안 믿어줄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광주의 한 여고에서 생활기록부 조작 사건이 났을 때 우리 학교 학생들의 대입 전형까지 큰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광주의 다른 고교 B(57) 교감도 “3년간 열심히 공부한 제자들이 이런 일로 불이익을 받을까 잠이 오지 않을 정도”라며 “사건이 터진 해당 학교 선생님들의 시름은 나보다 더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단체들은 시교육청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 관계자는 “이번 일로 해당 학교의 (문제를 일으킨 학생을 제외한) 다른 학생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이라든지 불신을 해소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향후 수시 전형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느낄 불안감에 대한 대책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관련 대책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서부경찰서는 행정실장 A(58) 씨로부터 “학부모 B(여·52) 씨가 학교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운영위원장인 데다 학교법인 이사장의 부인과 친한 여고 후배여서 B 씨의 부탁을 들어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윗선의 개입 여부를 캐고 있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