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유출 사건’ 수사
경찰, 해당 학교 압수수색

광주 모 사립고 3학년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 서부경찰서는 이 학교 행정실장 A(58) 씨가 학부모 B(여·52) 씨에게 올해 중간고사 시험지도 유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학교법인 윗선의 관련성 여부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기말고사 시험 문제 전 과목을 유출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불구속 입건된 A 씨가 함께 입건된 B 씨에게 중간고사 전 과목 시험지도 복사해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학교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정년이 임박한 A 씨가 이 같은 범법 행위를 한 데에 학교법인 등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학부모 B 씨와 학교 법인 고위관계자의 배우자와 친분이 있는 것은 확인했지만, 공모 여부를 밝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학교 측의 시험지 관리 소홀 사실도 확인했다. 학교 측이 인쇄실 내부에서 시험지를 복사한 뒤 인쇄용지와 함께 원안을 방치했는데, A 씨가 방치된 원안을 복사해 B 씨에게 유출했다는 것이다.

B 씨의 아들은 1학년 때 내신 성적이 1등급이었다가 2학년 때 2∼3등급으로 떨어졌으나 3학년인 올해 미리 빼낸 시험지로 치른 중간고사 성적은 1등급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학생은 학교 측에 자퇴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 광주교사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해당 학교에 대한 종합감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