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 4일 앞두고 2명만 선언
“비전 경쟁 대신 계산기만 두드려”

문재인정부 집권 2기를 뒷받침할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이 극심한 눈치 보기로 일관하고 있다. 거론되는 후보가 10여 명에 달하지만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불과 4일 앞둔 16일까지 출마를 선언한 후보가 2명에 불과하다. 특히 친문(친문재인) 진영 후보 단일화와 유력 후보의 출마 여부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집권 2기 여당 지도부의 비전 경쟁은 사라지고 정치공학적 표 계산만 난무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16일 “예비경선 컷오프가 불과 10일 남았는데 출마를 선언한 후보가 박범계 의원과 전날 ‘유능한 경제정당’을 내세우며 선언한 김진표 의원뿐”이라며 “친문이고 비문(비문재인)이고 죄다 경쟁 후보들 상황만 지켜보며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대표 후보들이 본인의 비전과 당 혁신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는 문 대통령 지지층에 소구할 수 있는 전략, 발언만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친문 진영으로 분류되는 박 의원과 김 의원의 출마선언으로 복수의 친문 후보 출마는 기정사실화됐다. 전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전해철 의원과 단일화 논의를 진행했던 최재성 의원은 “멈출 수 없는 혁신의 길을 가겠다”며 출마 의사를 내비쳤지만 당 안팎에서 출마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최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며칠 시간이 남은 만큼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이 어떤 후보의 손을 들어줄지에 따라 컷오프 통과 후보 면면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문 진영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은 다른 후보들과 단일화 등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 한 친문 관계자는 “다른 친문 후보들은 이 의원의 출마 여부에 상관없이 전략을 짜고 있는 것 같다”며 “이 의원은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