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전망

글로벌 시장에서 ‘희귀의약품’은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전망이 밝다는 의미다. 처음에는 희귀질환 환자 수가 적어 시장성이 낮게 평가됐다. 지금은 각국의 강력한 지원정책은 물론 희귀의약품으로 허가받은 후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는 제약업체들의 전략 등에 힘입어 관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희귀의약품 세계시장은 2015년 1030억 달러에서 연평균 11.7%씩 성장해 2020년에는 1780억 달러 규모가 될 전망이다. 희귀의약품의 시장 성장 추세는 전체 처방 의약품 시장 성장률(5.9%)보다 2배 정도로 높은 추세다.

전체 처방 의약품 시장에서 희귀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5년 15.5%에서 2020년 20.2%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데이터 분석 회사 IMS Health의 2015년 보고서 역시 1996∼2020년 사이 새롭게 승인되거나 승인될 신약 중 희귀의약품이 24%로 암 치료제(13%)보다 높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유럽, 일본에서 허가한 희귀의약품은 2003년 이후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은 2014년 한 해에 291건의 희귀의약품 허가 수를 보이면서 전년 대비 12%, 유럽은 201건을 허가하면서 62%, 일본은 32건을 허가하면서 7% 각각 증가했다. 이는 희귀의약품의 개발효과가 많은 점에서도 기인한다.

희귀의약품의 임상 3상 비용은 비희귀의약품의 절반가량이다. 3상은 세 단계로 이뤄지는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로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토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세금공제 정책을 적용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소요기간도 희귀의약품은 10.1개월로 비희귀의약품(12.9개월)보다 빠르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기준으로 국내 226개 희귀의약품 성분이 지정고시됐다. 허가된 희귀의약품 품목은 365개다. 허가된 희귀의약품(365품목) 중 43%인 157품목이 최근 5년간 이뤄졌다. 점점 희귀의약품 허가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세부적으로 보면 합성의약품이 주축(241품목, 66%)을 이루고 있지만, 생물의약품(71품목, 19%) 개발도 꾸준하다.

이처럼 희귀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전체 365품목 중 국내 제조 희귀의약품은 34품목으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지정된 희귀의약품을 질환별로 나누어 보면 암치료제가 3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내분비, 감염, 신경, 혈액, 호흡, 순환계 순이다. 미국·유럽도 종양 적응증을 가진 희귀의약품 비율이 높다. 이는 비희귀질환 의약품 시장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