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연습 재개… 훈련 통폐합

‘을지’와 ‘프리덤가디언’ 분리
韓단독 ‘을지태극연습’ 개발
韓美연합훈련과 별개로 진행

국방부가 10일 잠정 유보했던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서 을지 훈련을 분리하고 한국군 단독훈련들을 통폐합하는 등 훈련 일정과 체계를 조정하고 나선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방부는 차질없이 훈련을 시행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북한 비핵화가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한·미연합훈련 재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기존 훈련 일정을 변경할 경우 훈련 재개 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북한에 한·미 연합훈련을 영구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등의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주 평양에서 열린 미·북 비핵화 고위급 실무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뒤 미국 조야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 재개 등을 포함한 대북 강경 대응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실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역시 8일 기자회견에서 ‘최대의 압박’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 회귀 가능성을 내비친 것과도 연계된다.

국방부는 10일 국무회의 후 발표문을 통해 “우리 군은 연중 계획된 단독훈련들을 계획대로 시행할 예정이며 한·미 연합훈련은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여름 UFG 연습 유예 결정 때부터 한·미 군 당국이 연구, 합의해서 나온 결정이며 국무회의를 거쳐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간에 사전 협의가 이뤄진 만큼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10년간 지속해온 훈련 시스템이 바뀌어 갑자기 훈련을 재개할 경우 혼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실시 예정이었지만 한·미연합 프리덤가디언(FG)의 유예 발표로 함께 훈련이 중단됐던 정부의 을지연습을 내년부터 5월 말에 실시하는 태극훈련과 합친 새로운 형태의 ‘을지·태극연습’ 모델을 개발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을지연습은 전시에 국가동원 능력을 유지하고 자연재해 전쟁피해 등 재해 재난 복구 훈련”이라며 “8월 말에 실시하는 FG 기간은 연중 재해 재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여서 을지연습이 중단되는 일이 잦았다”며 “그동안 8월은 미군의 인사 이동 신규 보직자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라 미군이 날짜를 조정하긴 어려워 부득이 우리 정부가 시기를 조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을지연습과 FG를 분리한 것은, 비핵화 진전 시 FG 중단 조치 등을 예상해 미리 ‘이별 연습’을 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