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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분노… 동영상 퍼날라
“자유 누리려면 매일 法 어겨야”

이란에서 10대 소녀가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춤을 추는 동영상을 올렸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란 네티즌과 여성 활동가들은 “자유를 누릴 뿐인데 왜 범죄자가 돼야 하는가”라며 공분했지만, 이란 정부는 인스타그램 차단까지 고려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8일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란 경찰은 최근 자신의 방에서 히잡 없이 춤을 춘 동영상을 올린 체조선수 마에데 호자브리(여·18·사진)를 검거해 처벌 여부를 검토 중이다. 히잡을 쓰지 않은 모습을 노출해 이란의 도덕적 규범을 깨뜨렸다는 이유였다. 호자브리는 지난 6일 이란 국영 TV에 나와 “관심을 끌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을 선동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나는 그저 체조를 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란에서는 운동선수라도 여성이면 예외 없이 전신을 가리는 운동복과 함께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

얼굴이 흐릿하게 가려진 인터뷰였지만 몸을 덜덜 떨며 울먹이는 그녀의 모습은 이란 사회에 광범위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반체제 인사로 찍혀 수감된 적 있던 이란 블로거 호세인 로나기는 “소아성애는 자유면서 춤을 추거나 아름다워지고 싶어 한 17∼18세들은 체포된다고 하면 사람들이 웃을 것”이라며 비난했다. 네티즌들은 호자브리가 춤추는 동영상과 함께 “이 소녀는 이란에서 체포된 마에데 호자브리다. 당신이 이란 여성이라면,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머리카락을 보이면 범죄다. 진정한 자유를 누리려면 매일 법을 어겨야 한다”는 글을 공유하는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국제사회의 움직임에도 이란 경찰이 “비슷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나서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란 사법부는 인스타그램 접근의 차단 명령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미 대다수 SNS 사이트 접근을 막아 둔 상태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는 물론,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텔레그램도 사용이 불가하다. 수백 만의 이란 네티즌들은 프록시 서버를 통해 우회하는 등의 방법으로 SNS를 이용하고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