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대신 印에 원유수출 검토
中은 대두 등 곡물 수입선 전환

“11월 美 중간선거가 분수령”
“경기호황 덕 내년까지 계속”
내년 지속 여부 전망 엇갈려

미·중 무역전쟁이 막을 올리면서 양국이 관세폭탄 타깃이 된 주요 교역품의 수출·수입선을 바꾸는 등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버티기에 돌입했다. 중국은 미국발 무역전쟁이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여론전, 심리전과 함께 유럽 등에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함께 대응하자며 손을 내밀고 나섰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미·중이 340억 달러(약 37조9338억 원)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미·중 양국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주요 교역품의 수출·수입선 조정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주요 대미 수입품 대두, 수수, 밀 등의 곡물 수입선을 중앙아시아, 유럽 등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매년 1억t 가까운 연간 대두 수입량 가운데 3분의 1을 미국에 의존해온 만큼 수입선을 전량 대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도 향후 중국의 미국산 원유 관세 부과에 대비해 중국 대신 인도로 수출 물량을 돌리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특히 11월부터 미국의 대이란 제재 부활로 인도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어려워지는 만큼 미국산 원유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강도와 기간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나 피터슨 씨티그룹 북미담당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서 “미·중 무역전쟁에서 공화당 지지 주의 80%가 보복관세 부과 제품을 생산하는 반면 민주당 지지 주는 10%만 관련 있다며 공화당 표밭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무역전쟁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경기호황 덕에 미·중 무역전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6일 발표된 미국 6월 고용지표에서 21만3000개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황)’ 상태가 나온 데다 같은 날 공개된 5월 상품수지 적자가 전월 대비 6.6% 감소한 431억 달러에 그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보다 중국이 잃을 게 많지만 정치구조 특성상 미국의 향후 기업·소비자 피해가 커지는 것은 미국에 불리한 지점이다.

중국은 보호무역주의에 기반한 미국발 무역전쟁이 결국 실패할 것이라며 여론전과 심리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영 신화왕(新華網)은 9일 “미국이 보호주의로 글로벌 산업 사슬, 가치 사슬을 짓밟는 행위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에 해를 끼칠 뿐 아니라 미국에 나쁜 영향을 주고 국제무역 규칙에도 충격을 줘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베이징=김충남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