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과거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공기정화 식물 미세먼지 저감 효과’ 연구를 다시 시행하기로 해 ‘중복사업’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과학원은 농진청에 관련 연구자료를 공식 요청하지 않아 국가 예산으로 진행하는 정부 연구사업에 허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일 국가 예산 8000만 원을 들여 ‘실생활에서의 실내 공기질 개선 효과 조사’ 연구용역 사업을 발주했다. 과학원은 과업지시서를 통해 “농진청에서 일부 공기정화 식물이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 제공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해 연구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내용만 보면 농진청에서 시행한 연구가 부실해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농진청은 지난 2016년 산호수와 벵갈고무나무가 실내 초미세먼지(PM2.5)를 67∼70%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농진청은 “미세먼지는 잎에 윤택이 나게 하는 왁스층에 달라붙거나 잎 뒷면 기공 속으로 흡수돼 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과학원 관계자는 “농진청은 협소한 공간에서 연구를 진행해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과학원이 농진청에 연구보고서 등을 공식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학원 관계자는“이제라도 협조를 통해 더 세밀하게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