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核포기 공개약속’ 김정은 유엔연설 성사될까

北 정상국가 인정받는 계기
‘독재자’ 거부감도 커 미지수

유엔 총회가 열리는 오는 9월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김 위원장이 유엔 총회 연설에도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비핵화를 언급한다면 이는 국제사회에 핵 포기를 약속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일(현지시간) “일부 트럼프 정부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과 진전을 이루는 데 대해 매우 낙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2라운드’가 9월 트럼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뉴욕에서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번째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노리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 유엔 총회는 국제사회와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제기된다. 총회 참석을 통해 명실상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때만 하더라도 리용호 외무상을 일반토의 기조연설에 내세워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미국에 대한 협박 메시지를 내놨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뉴욕에서 열리더라도 김 위원장이 실제로 유엔 총회 연설 무대에 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잇달아 시험발사해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는 데다 김 위원장의 독재자 이미지가 강해 일부 유엔 회원국이 거부감을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반대를 딛고 김 위원장이 직접 연설에 나서 비핵화를 언급하면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핵 포기를 약속하는 셈이 된다.

또 미국 등 국제사회는 김 위원장의 유엔 총회 연설을 근거로 계속해서 북한에 대해 핵 폐기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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