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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M760Li’ 시승기

‘2t이 넘는 덩치가 참 잘 달린다.’ BMW의 기함(旗艦) ‘뉴 M760Li x드라이브(Drive)’(사진)를 몰아본 소감을 딱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 표현이 가장 적합하다.

지난달 15일 ‘BMW 가솔린 엔진의 매력’ 시승회에 참가해 강화도 일대에서 뉴 M760Li x드라이브를 운전해봤다. 이 차는 전장(차 길이) 5238㎜, 공차중량 2310㎏의 대형 세단이지만, 육중한 몸집과 달리 고성능을 표방하는 스포츠 세단이다.

BMW 7시리즈에는 M(고성능 버전) 브랜드가 없다. M3, M5는 있어도 M7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차의 이름에는 M이 들어간다. M 브랜드에 필적하는 성능을 갖춘 ‘M 퍼포먼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엔진 뚜껑에도 영문 대문자로 ‘M PERFORMANCE’라고 뚜렷이 새겨져 있다. BMW 차종 중 유일하게 6.6ℓ 12기통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609마력에 최대토크 81.6㎏·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뉴 M760Li x드라이브는 사실 주행 모드를 ‘컴포트(Comfort)’에 놓아도 가속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잘 달렸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가속페달이 더욱 부드러워진다. 뻥 뚫린 직선 구간이 길지 않아 금방 속도를 줄여야 했지만,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금방 속도계 눈금이 쭉쭉 올라갔다. 구불구불한 도로에서의 반응도 뛰어났다. 고속주행이 아니긴 했지만, 커브가 계속 이어지는 왕복 2차선 해안도로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코너를 돌아도 거의 밀리지 않고 안정적이었다.

고속도로와 일반 국도에서는 반(半)자율주행이 충분히 가능했다. 차선 유지 보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면 클러스터에서 핸들 모양 아이콘이 녹색으로 바뀐다. 이후로는 운전대를 놓아도 차량이 알아서 차선을 인식해 조향했다. 속력과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와 함께 사용하면 사실상 자율주행이다. 30초가량 지나 운전대를 잡으라는 경고가 나올 때 살짝 손을 얹었다 떼면 된다. 다만 시속 120㎞를 넘으면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이 꺼졌다. 또 강화도의 구불구불한 해안도로에서는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뒷좌석은 럭셔리 세단다웠다. 오른쪽 뒷좌석 문에 달린 버튼 하나로 앞쪽 동승석을 완전히 접을 수 있었다. 또 팔걸이에 달린 ‘리클라이닝 시트’ 버튼을 누르면 좌석이 뒤로 기울면서 앞 좌석 뒤에 붙은 발 받침까지 내려왔다. 팔걸이에 달린 터치스크린 태블릿으로 에어컨 조절, 마사지 시트 작동 등이 가능했다. 물론 차 값은 비싸다. 뉴 M760Li x드라이브 가격은 부가세 포함 2억2370만 원이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