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근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위쪽부터 롤스로이스 최초의 SUV 컬리넌, 마세라티의 네리시모 에디션 한정판 르반떼, 람보르기니 첫 SUV인 우루스.

벤틀리 3억원대 ‘벤테이가’ 이어
롤스로이스, 4억대 ‘컬리넌’출시

마세라티 르반떼·포르쉐 카이엔
슈퍼카로선 저렴한 1억원대도

눈높은 소비자 거침없이 갈아타
5대브랜드, 올들어 2145대 판매

‘대세(大勢)’는 이른바 ‘럭셔리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수억 원대 럭셔리카 브랜드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를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롤스로이스, 마세라티,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고급 브랜드들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1억 원 이상 고가의 차량판매도 계속 늘어나고 선택의 폭도 넓어지는 추세다.

◇럭셔리 브랜드 잇따른 SUV 출시 = 지난달 28일 롤스로이스는 최초의 SUV ‘컬리넌’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롤스로이스 관계자는 “컬리넌은 100% 알루미늄 프레임을 기반으로 제작돼 안락하고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매끄러운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컬리넌은 6.75ℓ V12 트윈 터보엔진이 탑재돼 563마력, 최대토크 86.7㎏·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주행성능은 물론이고 3박스 구조를 적용해 내부 공간을 확보하는 등 실용성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컬리넌은 엔진실, 차체 실내, 트렁크 등 3개의 독립공간을 확보해 넉넉한 내부 공간과 트렁크 온도까지 유지하는 기능을 갖췄다. 가격은 4억6900만 원부터다.

벤틀리 벤테이가는 3억4900만 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월 고객 인도 이후 올 초 누적 판매량 137대를 기록했다. 벤테이가는 12기통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608마력, 최대 토크 91.8㎏·m의 힘을 내며 제로백(정지상태부터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4초대를 기록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한 람보르기니 첫 SUV인 우루스도 하반기에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처음 공개된 우루스는 트윈터보 V8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 86.7㎏·m을 발휘해 제로백은 3초대에 달한다. 이미 출시 이전부터 뜨거운 관심과 함께 국내 사전예약만 100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럭셔리카에서는 비교적 낮은 가격대인 1억 원대 SUV 시장도 활발하다. 이탈리아 브랜드 마세라티는 지난 2016년 출시한 대형 SUV ‘르반떼’를 앞세워 1억 원대 SUV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르반떼는 6기통 디젤 및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스포츠카를 닮은 높은 주행성능이 두드러진다. 디젤 모델조차 제로백은 6.9초다. 지난해 르반떼는 780여 대가 팔렸다.

포르쉐도 최근 1억 원대 가격의 3세대 신형 SUV 카이엔을 공개했다. 6기통 3ℓ 터보엔진을 탑재한 신형 카이엔은 최고 출력 340마력(250㎾), 최대 토크 45.9㎏·m의 힘을 발휘한다.

◇국내 럭셔리카 시장 확장세 =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대당 1억 원을 훌쩍 넘는 럭셔리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마세라티·포르쉐·벤틀리·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등 평균 판매가 최소 1억 원 이상인 럭셔리카 5대 브랜드는 올 들어서만 2145대(4월 기준)를 판매했다. 하루 18대씩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무려 2.2배 불어났다.

럭셔리카의 성장은 수입차 시장 자체규모가 커졌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5000만∼1억 원짜리 수입차를 타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이 눈높이를 한 단계 높여 럭셔리카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소비행태를 파악한 수입차 업체들이 컨버터블이나 한정판 등 소비자의 선택을 넓혀주는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국내에 도입하고 있는 것도 성장의 원인이다. 이탈리아 브랜드인 마세라티는 지난 5월 기블리·콰트로포르테·르반떼 등 차량들의 내·외부를 모두 딥블랙 컬러로 물들인 한정판 모델 ‘네리시모 에디션’을 내놨다. 전 세계적으로 450대가 판매되는 모델인데 한국에만 50대가 배정됐다. 기블리는 1억2500만∼1억4400만 원, 르반떼는 1억3800만∼1억4100만 원, 콰트로포르테는 2억3700만 원의 가격표가 붙었다. 실제 마세라티는 2016년에는 약 1300대, 지난해에는 2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포르쉐는 지난 4월 베스트셀러 모델인 718 시리즈 최상위 버전(신형 718 GTS)을 한국에 출시했다. 718 시리즈는 지난해 국내에서 793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실적이 92% 늘어난 모델이다. 올 3월 국내 상륙한 롤스로이스모터카 고성능 컨버터블 ‘던 블랙 배지’는 판매 시작 가격이 5억1900만 원부터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