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韓대사관앞서 환호
한국인 찾아다니며 “고맙다”

“고마워요 한국.”

멕시코가 2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끝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스웨덴에 0-3으로 대패했다. 하지만 멕시코대표팀은 경기 종료 뒤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이 같은 시간 3차전에서 독일을 2-0으로 눌러 2승 1패(승점 6),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16강에 오른 멕시코는 나라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특히 한국에 대한 감사 인사가 이어졌다. 멕시코시티의 한국대사관 앞에는 수백 명이 한국과 멕시코 국기를 들고 몰려와 “우리는 모두 한국인(totdo somoso corea)” “한국 형제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corea hermano ya eres mexicano)”이라고 외쳤다.

텔레문도, 텔레비사 등 멕시코 주요 언론은 멕시코 응원단의 한국대사관 방문 풍경을 담기 위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카를로스 데 이카사 멕시코 외교차관은 김상일 주멕시코 한국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했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에 근무하는 박미미 씨는 식당으로 가는 길에 멕시코인들로부터 해바라기 꽃다발을 선물받았다.

멕시코시티 시민들은 감사의 인사를 전할 ‘한국인 찾기’에 몰두했다.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동양인이 시야에 들어오면 달려들어 헹가래를 쳤고, 현지 한국 기업에선 멕시코 직원들이 한국 임원들을 들어 올리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한국 교민과 주재원들에게 휴대전화 등을 통해 ‘Gracias(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쇄도했다. 시내 식당에선 독일전에서 두 번째 골을 터뜨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기념하기 위한 ‘손흥민 갈비살’ ‘서울 수프’ 등의 메뉴까지 등장했다.

SNS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멕시코 네티즌들은 한국과 멕시코 국기를 합성한 사진을 공유했고, 멕시코의 상징인 소칼로 광장의 멕시코 국기를 태극기로 바꾼 사진을 SNS에 퍼 날랐다. 또 가수 싸이의 인기곡인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 사진과 함께 “멕시코 국가”라는 글을 곁들였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