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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확정된 것과 관련, “권오준 회장이 자신의 비리를 덮어 줄 사람을 고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직접 회장을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CEO승계카운슬의 회장 선출 방식도 비판했다. 그는 지난 19일에도 “몇몇 사람이 밀실에서 (회장 선임에) 영향력을 미친다는 의혹이 있다”며 “권 회장이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는 소문도 있는데, 즉각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했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는 4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지분 1%도 없는 정치권, 그것도 여당 원내대표가 민간기업인 포스코 인선에 개입할 근거는 없다. 아직도 민간기업을 정권의 ‘전리품’쯤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셈이다. 또 여당이 밀었던 후보가 탈락한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게 한다. ‘비리를 덮어 줄 사람’이라는 표현은 ‘포피아(포스코+마피아)는 아니지만 우리 라인은 아니다’라는 말로도 들린다. 더욱이 선정 절차와 방법에 대한 문제 제기 시점도 뒤늦었다. 홍 대표를 포함한 여당이 기자회견을 통해 대놓고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일, 차기 회장 후보가 5명의 심층 면접 후보로 압축되는 과정에서 여당이 미는 인사들로 거론된 인물들이 모두 탈락 위기에 처했을 때였다. 민감한 시점에 홍 대표를 포함한 여권이 느닷없이 ‘밀실 인선’ 문제를 제기하고 나와 의혹을 자초했다. 이와 함께 시민단체들이 CEO승계카운슬과 5명 심층 면접 후보에 대한 고발장과 선임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각각 검찰과 법원에 제출한 상황에서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보일 수도 있다.

노동계 출신인 홍 대표는 철수 직전까지 간 한국지엠 사태 해결에서 탁월한 중재 능력을 발휘해 파국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홍 대표의 최근 포스코 회장 선임 관련 발언들은 분명히 도를 넘었다. ‘기업 겁박’의 고리는 그렇게 시작되기 때문이다. 홍 대표의 발언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포스코에도, 국민경제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방승배 경제산업부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