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이 25일 오후(한국시간)부터 펼쳐진다.

그런데 같은 조의 3차전 2게임은 1, 2차전과 달리 동시에 진행된다. 1, 2차전처럼 다른 시간에 경기가 열리게 되면 담합 유혹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16강 진출 또는 탈락이 확정된 팀에게 3차전은 큰 의미가 없기에 상대 팀의 필요에 따라 승패와 골득실을 조절할 가능성이 커진다. F조 한국과 독일과의 최종전은 멕시코-스웨덴전과 같은 27일 오후 11시에 시작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조별리그 최종전을 동시에 치르기로 한 것은 1986 멕시코월드컵부터다. 전 대회인 1982 스페인월드컵에서 담합 경기가 등장했기 때문. 조별리그 2그룹에 속한 알제리는 1차전에서 서독을 꺾는 등 2승 1패, 골득실 0으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같은 조엔 서독(1승 1패, 골 득실 +2)과 오스트리아(2승, 골 득실 +3)가 다음 날 3차전을 앞두고 있었다. 서독이 2골 이내로 이기면 모두 2승 1패 동률이 되지만, 골득실에서 앞선 서독과 오스트리아가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실제로 양 팀은 승부 조작성 경기를 치러 물의를 빚었고, 서독이 1-0으로 승리해 알제리는 탈락했다.

물론 3차전을 동시에 진행하더라도 승부담합의 유혹은 꼬리를 흔든다. 2002 한·일월드컵 D조 한국과 포르투갈의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이 좋은 예다.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는 후반 시작 전 한국의 이영표에게 ‘비기자’는 제스처를 보냈다. 당시 한국은 1승 1무, 포르투갈은 1승 1패였고 같은 시간 열린 폴란드-미국전에서 2패로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가 미국(1승 1무)을 2-0으로 앞서고 있었다. 한국이나 포르투갈이나 비기기만 해도 승점이나 골득실 등에서 앞서 16강에 오를 수 있던 상황.

폴란드-미국전의 전반 스코어를 파악한 피구가 라커룸에서 승부담합을 제의했다. 하지만 이영표는 피구의 제안을 거절했고, 포르투갈은 한국에 0-1로 패하면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