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개정안 국회제출
업계 반발… 위헌성 논란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보편요금제 ‘일방통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 재산권 침해 여지가 커 위헌적이라는 지적이 지속해서 나오지만, 정부는 귀를 닫고 보편요금제를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이에 여당 내부에서도 노골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법 근거를 만든 입법안에 대한 반대 기류가 읽힌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공평하고 저렴한 요금으로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보편요금제 입법안(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21일 국회에 제출했다.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통신 가격이 어떻게 공평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기업의 재산권, 가격 결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을 계속 냈지만, 정부가 법안 수정 없이 결국 입법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계는 2년마다 시민단체가 참여해 가격 결정을 하는 구조를 우려하고 있다. 입법안에는 △2년마다 가격 기준 재검토 △소비자단체, 이해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 의견 청취 등의 조항이 담겼다. 정부가 2년 주기로 가격 인하를 이통사에 요구하고, 시민단체가 포함된 협의체는 정부의 움직임에 장단을 맞추는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큰 것이다.

법안의 위헌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미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2017 국정감사 결과보고서’를 통해 “(보편요금제는)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으며 통신 시장의 경쟁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공공성을 생각하더라도, 기업의 재산권 침해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알뜰폰 활성화 대책 토론회’에 참석한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는 어디까지나 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유도해야지, 직접 개입하거나 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했다. 같은 당 고용진 의원도 “장기적인 미래를 볼 때 보편요금제 (제시가) 잘한 건지는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