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편의시설 설계에 반영

7월부터 서울시가 발주하는 모든 건설 공사현장에 휴게실, 탈의실, 화장실 같은 근로자 편의시설 설치가 의무화된다.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공사예정금액 1억 원 이상인 신규 발주공사에 대해 공사 설계 단계부터 건설 근로자 편의시설 설치를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건설 근로자에게 신체·정신적 피로를 풀 수 있는 휴식공간을 줘 이들의 작업능률 향상과 안전사고 예방에 나선다는 취지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징검다리 일자리로 여겨지는 건설현장 근로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해 청년층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고려도 담겼다.

현재 관련법에도 건설 근로자 편의시설 설치에 관한 규정이 있지만, 설치 범위, 비용 등 구체적 내용이 없어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근로자들은 휴식을 취할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콘크리트 바닥이나 자재 위에서 쉬는 실정이다.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더라도 대부분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임의 시설이라 관리 소홀로 이어지는 일이 잦았다. 서울시가 건설현장 편의시설 실태를 조사한 결과 총 488곳(132개 건설현장) 편의시설 가운데 20.9%(102곳)만 설계에 반영돼 있었다.

서울시는 설계 및 공사발주 전 사전검토 단계에서 근로자 편의시설이 설계에 반영되도록 관리·감독할 계획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은 8월까지 계도 기간을 거친 뒤 9월부터 일제 점검을 한다. 점검 결과 근로자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관련법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6개월마다 한 번씩 하는 공사현장 안전점검 때는 점검 항목에 편의시설 설치·운영 현황을 추가한다. 우수 건설현장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김학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건설근로자의 고령화와 인력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근로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