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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구청장에게 시어머니 노릇을 하겠다.”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이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당선인 연찬회에서 한 말이 논란을 낳고 있다. 민선 지방자치 시대에 맞지 않는 데다 선거에서 압승한 독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인천 지역 10개 기초단체 중 9석을 석권했고, 인천시 의회 37석 중 34석을 차지했다. 박 당선인은 “국무회의처럼 매주는 못 해도 한 달에 한 번은 군수·구청장과의 만남을 통해 각종 통계와 지표를 놓고 정책 수행 여부를 따져보겠다”고도 했다. 기초단체장을 광역단체장이 임명했던 관치 시대를 연상시키는 말이다. 당시 연찬회에 참석한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은 박 당선인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선거 이후 승리 분위기에 취해 교만해질 것을 경계하며 ‘몸조심, 입조심’을 당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박 당선인 측 해명대로 “(앞으로) 군수·구청장과 의논해 시정을 잘 운영하겠다는 취지”로 한 말이라도 기초단체장을 선거로 뽑은 지역 유권자를 무시한 말이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한 광역 시의회와 기초 군·구의회의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 기준도 사실상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지방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이 자리 나눠 먹기를 한 셈이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못해서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크다는 것이 민주당의 자체 분석이자 일반적 평가다.
민주주의는 결과보다 과정과 절차를 중시해야 꽃을 피울 수 있다. 박 당선인과 민주당 인천시당은 오만한 태도를 버리고 인천 유권자에게 사과해야 한다.
지건태 인천 = 전국부 기자 jus216@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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