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별무성과 김성태(왼쪽)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5시간 넘게 진행된 의원총회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가운데 김무성(오른쪽) 의원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긋지긋한 친박망령 살아나”
‘메모파동’ 박성중 윤리위 회부

친박·비박 갈등은 악화일로
“탄핵정국 돌아간듯”얘기까지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친박(친박근혜)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앙당 해체’ ‘외부 인사 중심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및 전권 위임’ 등 자신이 내걸었던 쇄신안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긋지긋한 친박의 망령이 살아나고 있다”며 정면 돌파 방침을 밝혔다.

김 권한대행이 전날(21일)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쇄신안 추인이 불발됐음에도 ‘정면 돌파’를 택하면서 친박·비박(비박근혜)계 간 갈등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김 권한대행은 이른바 ‘메모 파동’으로 계파 갈등에 기름을 부은 박성중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통화에서 “당헌·당규에 나온 절차대로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중앙당 쇄신안을 그대로 밀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 준비위원회도 예정대로 다음 주 초 발족할 것”이라며 “외부 인사를 영입해 전권을 부여하는 혁신 비대위 구성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 권한대행은 바른정당 복당파 출신인 박 의원의 ‘메모 파동’과 관련해 “가슴 아프지만 당 윤리위에 회부해 강하게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다른 것은 몰라도 지긋지긋한 계파 갈등으로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특히 당의 쇄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비대위 구성이 또다시 계파 갈등으로 좌초되거나 혼란을 빚는 것은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이장우·김진태 등), 세력화가 필요하다(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 등 계파 싸움을 암시하는 듯한 박 의원의 휴대전화 메모가 언론에 노출돼, 친박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친박·비박계 간 갈등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내부에서조차 “지난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로 되돌아간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실제 지난 19일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의 조찬 모임 당시 김무성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바른정당 복당파를 주축으로 한 비박계가 이번 기회에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고 이념적으로 치우친 당내 일부 강경파 친박 세력들과 결별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장병철·김윤희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