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거리 배회자는 잠재적 골칫거리”

마약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야간에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을 ‘잠재적 골칫거리’라고 지적하며 통행금지 단속에 나섰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통금 단속을 언급한 지 1주일 만에 필리핀 경찰은 7000여 명을 체포했다.

20일 필리핀 GMA뉴스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13일 야간에 거리를 배회하는 이들에 대해 엄중 대처하라고 지시한 후 경찰이 이날 오전까지 전국적으로 7291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은 “야간 거리 배회자가 집에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면 연행해도 좋다”고 경찰에 지시했다. 경찰은 통행금지 위반과 길거리 음주, 과도한 신체 노출, 도박 등을 체포 사유로 삼았다. 하지만 현지 인권단체들은 “경찰이 뚜렷한 사유 없이 시민들을 연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찰이 과도한 단속으로 실적 올리기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필리핀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에 이어 통금 단속까지 시행하면서 일각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추후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해리 로케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현재 계엄령을 선포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