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욕설·험담으로 자극
어린선수들 멘털 잘 잡아야

24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에선 멕시코의 광팬들이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는 20일 오전 “러시아월드컵에서 멕시코를 상대하는 팀은 관중들의 욕설과 험담과도 싸워야 한다”면서 멕시코 팬들의 광적인 응원을 소개했다. 멕시코는 지난 18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린 1차전에서 디펜딩챔피언인 독일을 1-0으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멕시코 팬들은 90분 내내 전통 타악기를 두드리며 괴성을 질러 루즈니키스타디움을 멕시코의 홈경기장으로 바꿔버렸다. 입장한 멕시코, 독일 응원단의 수는 비슷했지만 멕시코 응원단이 관중석 분위기를 장악했다. 당시 현장에서 중계방송을 진행한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멕시코전을 앞둔 한국 대표팀은 경험 많은 고참이 어린 선수들의 멘털을 잘 잡아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멕시코 관중들은 욕설과 험담을 내뱉어 독일 선수들을 자극했다. 멕시코 팬 중 일부는 특히 골키퍼가 골킥을 하기 전 노골적으로 욕설을 퍼붓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과의 1차전에선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를 향해 “푸토(Puto)”라고 외쳤다. 푸토는 스페인어로 겁쟁이라는 의미이며 동성애를 혐오하는 은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멕시코 관중이 노이어를 겨냥해 동성애 관련 욕설을 퍼부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멕시코축구협회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FIFA가 멕시코 팬들의 비신사적인 행위에 제동을 걸었지만, 한국과의 2차전에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가능성은 크다. AP통신은 “멕시코축구협회는 최근 수년간 팬들의 욕설과 관련, 지속해 징계를 받아왔다”며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