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접수물량 전년比 18% 급증
입주물량 늘고 경기 침체 여파

전국 법원 부동산 경매 물건 접수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근 주택 입주 물량 증가와 지역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에서 경매 물건이 눈에 띄게 늘었다. 경매 물건이 늘어난다는 것은 대출금 등을 갚지 못해 경매에 부쳐지는 것들이 많다는 의미로, 경기 불황의 징후로 볼 수 있다.

20일 부동산개발정보업체 ‘지존’이 전국 법원의 부동산 경매사건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총 4만175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5183건 대비 18.7% 증가한 것이다. 법원 경매사건 접수는 해당 지방법원에 부동산 물건이 경매 신청이 된 상태를 말하며, 감정평가 전이어서 실제 입찰까지는 6개월 이상 소요된다.

경매 접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10만 건을 넘어서다 2014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8만5764건으로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월 8093건으로 지난해 1월(6661건) 대비 21.5% 증가했다. 5월에는 1만1540건으로 지난해 5월(6562건)에 비해 76%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충북 지역의 1∼5월 경매 신청이 21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57건) 대비 48.5% 늘어나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서울만 경매 접수가 줄었다. 1∼5월 서울 경매 접수 건수는 총 3446건으로 지난해 동기(3589건) 대비 약 4%(143건) 감소했다. 서울은 주택 입주 물량 증가나 지역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한 외부 충격이 거의 없는 데다 임대·수익형 부동산 수요가 많고, 일반 거래시장에서 부동산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 등이 경매 물건 감소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