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진·조남관 모두 靑근무
‘檢개혁 코드맞추기’의구심

朴정부 인연 검사는 고배
추가 사퇴자 더 나올 수도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으면 승진하고,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다면 배제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20일 검찰 고위관계자가 전날 검찰 고위 간부 인사 결과에 대해 내놓은 평이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수사’를 이끈 인사들이 요직에 중용되는 ‘코드인사’가 이어지며 검찰 내부는 뒤숭숭한 모습이다. 특히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임명된 윤대진(사법연수원 25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 인사를 최대 파격으로 평가하는 기류다.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며 국회와 정책 협의도 해야 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은 통상 기획 업무 경험이 있는 중견 검사장이 맡아왔는데 이 같은 공식을 깼다는 점에서다. 검찰 내 특수통인 윤 신임 검찰국장은 중앙지검 1차장으로서 ‘적폐수사’ 성공의 공로자로 평가받지만, 기획 업무 경험은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인 2013년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민정수석이었다.

한 검사장은 “윤 차장은 현 정부와 성향이 맞다”며 “정부 정책을 추진하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지검 부장검사 역시 “윤 차장의 검사장 승진은 모두들 예상했지만 검찰국장 자리로 영전할 줄은 몰랐다”며 “어떤 의미에선 노골적인 인사”라고 평가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던 조남관(24기) 신임 대검 과학수사부장의 검사장 승진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 근무했던 검사들을 전진 배치하는 데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포함한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발맞출 수 있느냐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검찰국장에 윤 차장을 깜짝 발탁하며 유임된 윤석열(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호흡을 맞추도록 한 것은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코드인사’는 법무부 탈검찰화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법무부와 검찰을 정부의 국정과제 동력으로만 여기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사 때 좌천됐던 김기동(21기)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부산지검장으로 복귀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산 혜광고 1년 후배다.

반면 박근혜 정부에 ‘연루됐던’검사들은 승진하기 어렵다는 공식은 반복됐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했던 권정훈(24기) 대전지검 차장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법무부 검찰과장, 중앙지검 형사1부장 등 엘리트 코스를 두루 거쳤지만,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 승진은 어렵다고 생각하고 거취를 고민하는 검사들이 몇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수사 관련 외압 의혹 등과 관련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된 최종원(21기) 서울남부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추가 사퇴자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