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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좌장’ 6·13참패 책임
“총선패배 이후 2년여 고민
마지막 소임…눈물 안흘릴것”
친박·비박 계파분쟁 조짐에
‘비극적 도돌이표’ 지적도

김무성·윤상직 불출마 이어
‘4선’김정훈도 가능성 시사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좌장격인 서청원(사진) 의원이 20일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또 김무성·윤상직 의원에 이어 4선의 김정훈 의원도 2020년으로 예정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6·13 지방선거 참패를 계기로 한 중진들의 2선 후퇴가 잇따르고 있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평생 몸담았던 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오늘 오랫동안 몸을 담고 마음을 다했던 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2016년 제20대) 총선 패배 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 왔다”면서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고, 눈물은 흘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탈당 이유에 대해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한국당 내에서 다시금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계파 싸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것에 대해 “한국당이 다시 불신의 회오리에 빠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친이(친이명박)·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데, 이는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내가 자리를 비키고자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라며 “결국 친이와 친박의 분쟁이 두 분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느냐”고 했다.

서 의원은 “이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 세워 주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훈 의원은 “새로운 피를 수혈하려면 기존에 있던 사람이 자리를 비켜주고 새로운 사람이 잘 될 수 있게 독려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다만 지역 상황도 있고 당도 지금 어수선한 만큼 독단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무성·윤상직 의원은 지난 15일 비상 의원총회 때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또 최근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장관급 불출마론’이 갈수록 힘을 받으면서 한국당 중진 의원들의 2선 후퇴가 가시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급 이상을 지낸 의원은 이주영·유기준·최경환·정종섭·윤상직·추경호 의원 등 6명이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