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자산 분담” 주장해와
다른 분야서 증액 요구할수도
26·27일 韓美 4차회의 주목

한·미 국방부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단 공식 발표로 이달 하순 방위비 분담 협상 4차 회의를 앞둔 양국은 협상의 새판을 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연합훈련에 동반되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비용’을 요구할 수 없게 된 미국이 한국에 다른 비용을 부담하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9일 외교가에 따르면 우리 측 협상 당국은 UFG 연습 중단 발표에 따라 오는 26∼27일 서울에서 열리는 10차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제4차 회의에서 미국 측이 새로운 요구를 해올 가능성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UFG 연습 중단에 따라)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예의 주시 중”이라며 “아직 예단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미국 측이 지금까지와 다른 요구를 해올 이런저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3~5월 사이 진행된 1∼3차 회의에서 미국 측은 각종 훈련에 동원되는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비용을 한국 측이 분담하라는 요구를 고수해 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북한과) 협상 기간 동안 워 게임(war game)을 중단하는 것은 내가 요구한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것은 ‘아주 비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한반도에 출격하는 미군의 대표적 전략무기인 핵추진 항공모함·잠수함, 전략폭격기 B-1B 랜서, 스텔스 전투기 F-22와 F-35 등은 전개 시마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할 때마다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B-1B의 경우 한반도에 출격하면 공중급유기와 호위 전투기 등이 모두 동원되기 때문에 한 번 출격하면 이들 전력의 부대 비용까지 합해 20억∼30억 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또 F-22와 F-35도 한반도에 1회 출동하는 데 1억∼2억 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되며, 핵 항모의 경우 추산이 어려울 정도로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비용에 대한 미국의 분담 요구와 우리 측의 난색 입장은 지난 3차례의 회의 동안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한·미 연합훈련 중단으로 이 같은 비용이 줄어들 경우, 미국은 한국에 다른 분야에서 분담 수준을 높이라는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안정적인 미군 주둔과 확고한 연합 방위 태세가 중요하다”며 “(분담금 문제는) 동맹 간 제일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