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나홀로 선방 골키퍼 조현우(왼쪽에서 세 번째·대구 FC)가 18일 밤(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공중볼을 낚아채고 있다. AP연합뉴스

주장 기성용 “부족한 점 보완
남은 두경기 포기않고 도전”
황희찬 “좋은 결과 못내 죄송
무조건 이기는 경기 하겠다”
선수들 졌지만 서로 힘 북돋워

한국축구대표팀이 고개를 숙였다. 대표팀은 18일 밤(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대표팀의 16강 도전기는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4일 0시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아레나서 열리는 멕시코와의 2차전, 27일 오후 11시 카잔아레나에서 열리는 독일과의 3차전에서 모두 이기면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1차전 직후 대표팀 선수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러나 좌절감은 찾을 수 없었다. 멕시코, 독일과의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주장 기성용(29·스완지시티)은 “1차전에서 패했기에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며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다독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멕시코와의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또 “두 경기가 아직 남아 있기에 포기는 이르다”며 “지금부터 대비를 잘해 많은 국민께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은 “유효슈팅을 남기지 못한 건 공격수들의 책임”이라며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후 문전에서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한 김민우(28·상주 상무)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손흥민은 “민우 형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다 실수한 것”이라며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사람은 로봇이 아니고 누구나 실수한다”며 “(민우 형이) 기죽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황희찬(22·잘츠부르크)도 늦은 밤까지 대표팀을 응원한 팬들에게,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황희찬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황희찬은 패배의 아쉬움에 이날 경기가 끝난 직후 그라운드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황희찬은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공격을 전개할 때 조금 더 힘을 내고, 내가 더 좋은 몸을 지녔다면 골도 넣었을 텐데…”라고 밝혔다. 황희찬은 그러나 “남은 두 경기는 다른 것을 생각할 게 없다”면서 “정말 잘 준비해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니즈니노브고로드스타디움엔 경기 내내 붉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원정 응원단,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교민 등 한국팬 1500여 명이 찾아 태극전사들을 위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스웨덴팬이 2만 명을 넘었기에 경기장엔 노란 물결이 가득했지만, ‘일당백’ 한국팬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 등 응원 구호를 외쳤다. 수적인 열세였지만 응원전에서 절대 뒤처지지 않았다. 한국팬들은 특히 애국가가 나올 때 북쪽 응원석에 대형 태극기를 올려 선수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스웨덴의 파상 공세를 잇달아 막아낸 골키퍼 조현우(27·대구 FC)는 “팬들의 응원이 잘 들려 힘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러시아에서 응원을 받으니 다른 느낌이고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