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독일 정부가 결함시정(이하 리콜)명령을 조치한 벤츠와 아우디 유로6 경유차를 대상으로 불법 소프트웨어 설치 등 임의설정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독일 정부가 불법 소프트웨어가 적용됐다며 리콜 명령 대상으로 발표한 차량은 아우디 3.0ℓ A6·A7 차종, 벤츠 1.6ℓ 비토 차종과 2.2ℓ C 220d 및 GLC 220d 차종이다.

환경부는 조사 결과 불법 소프트웨어가 확인될 경우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에 따라 인증취소, 리콜, 과징금 처분, 형사고발 등 관련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조사 결과, 임의설정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국내에 수입·판매된 차량을 대상으로 독일과 동일한 리콜조치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아우디 차종에 적용된 소프트웨어는 경유차 질소산화물저감장치인 선택적 환원 촉매(SCR)의 요소수(尿素水) 분사와 관련해 요소수 탱크에 남은 양이 적을 때 일부 주행조건에서 요소수 분사량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요소수는 연료와 별도로 경유차에 사용하는 촉매제로, 전용 분사 장치를 통해 뿌려진 요소수가 배출가스의 질소산화물을 인체에 해가 없는 물과 질소로 바꿔준다. 이 과정에서 요소수가 제대로 분사되지 않으면 그만큼 유해 배출가스가 많이 배출된다. 현재 국내에 판매된 문제의 아우디 차량은 A6 40 TDI 콰트로, A6 50 TDI 콰트로, A7 50 TDI 콰트로 등 3개 차종, 6643대로 확인됐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부는 벤츠 역시 SCR 촉매용 요소수 제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인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에는 비토와 같은 엔진이 적용된 C200d 차종과 C220d 및 GLC220d 차종 등 2만8077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부는 평택항에 보관 중인 신차 중 차종별 1대의 차량을 임의선정해 오는 21일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로 입고한 후 해당 실내 및 실외 주행상태를 비롯한 다양한 운전조건에서의 오염물질 배출과 SCR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검증이 완료된 차종에 대해서는 해당 자동차제작자로부터 문제가 된 장치를 적용한 기술적 사유 및 타당성 등에 대한 해명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아울러 유로 6 기준으로 인증을 받고 제작 또는 수입하거나 판매된 소형승용 경유차 전체를 대상으로 SCR 촉매의 요소수 제어로직 조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형섭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앞으로 검증 절차에는 4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며 “미국 및 유럽의 경우 약 1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