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性분노 거세지자… 5개부처 나서 “몰카와 전면전”

이미지 크게보기 정현백(가운데) 여성가족부 장관이 김부겸(오른쪽)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함께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불법촬영 범죄 근절을 위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범죄 근절대책 발표

디지털포렌식으로 증거확보
몰카 탐지기 대량확보 하고
변형카메라 등록제도 도입
美와 공조 음란사이트 수사

홍익대 몰래카메라 사건 편파 수사 의혹 및 몰래카메라 등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불안 등으로 촉발된 여성들의 대규모 거리 시위가 두 차례 이어지자, 관계 부처가 나서 여성에 대한 불법촬영 범죄 근절을 위한 범정부 대책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으로 만연해 있는 여성 불법촬영 범죄를 근절하고 여성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는 반응이다.

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경찰청은 15일 변형카메라 등록제·이력정보시스템 구축 및 몰카탐지기 대량 확보, 해외 공조수사체계 구축 등을 골자로 한 여성 대상 불법촬영 범죄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이날 담화문에서 “여성에 대한 반문명적 범죄인 불법촬영(몰카)을 근절하겠다”며 특별재원으로 몰카탐지기를 대량 확보해 공중화장실 5만 곳을 상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물통형 카메라’ ‘단추형 카메라’ 등 불법촬영에 악용할 수 있는 변형카메라에 대한 등록제 도입을 약속했다. 또 변형카메라의 제조·수입·판매자는 등록을 의무화하고 판매 이력 관리를 위한 ‘이력정보시스템’도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 불법촬영물 유포자를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도록 하는 등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서도 노력한다.

경찰청은 이날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단속 및 수사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경찰청은 “현행범 체포 등 강제수사와 함께 압수수색과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고 추가범죄를 확인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국토안보수사청(HSI) 등 해외 수사기관과도 공조를 강화해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사이트에 대한 수사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범정부 대책은 지난 9일 여성 2만2000여 명이 서울 종로구 혜화역 앞에 모여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 데 따라 급하게 마련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이라는 단일한 주제로 열린 역대 최대 규모의 시위이자, 지난달 19일 홍익대 몰래카메라 사건 편파 수사 의혹을 계기로 열린 1차 시위(참가자 1만2000여 명)에 이은 두 번째 시위였다.

이번 범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성 대상 불법촬영 및 유포 범죄를 줄이고 여성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불법촬영물을 소비하는 남성들의 수요가 있는 한 몰래카메라 범죄가 근절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다영·김기윤·박양수 기자 dayoung817@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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