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철 개편안 상·하원 통과

집권2년차 최대과제 승리
종신고용 폐지·합자사 전환
90년만에 최대 규모 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영철도(SNCF) 개편안이 상·하 양원을 최종 통과했다. 4월 초부터 무려 75일간 대규모 파업을 촉발했던 법안이 결국 의회를 통과하자 외신들은 “마크롱이 프랑스 노조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15일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프랑스 상원은 14일 정부의 SNCF 개편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쳐 찬성 245명, 반대 82명으로 가결했다. 전날 하원에서도 재적 577명 중 452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됐다. 프랑스 정부가 지난해 노동법 개정에 이어 또다시 ‘강한 노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 집권 2년 차인 마크롱 대통령은 SNCF의 방만한 경영을 체질 개선하겠다며 이번 개편안을 올해 최대 과제로 밀어붙여 왔다.

외신들도 마크롱 대통령이 집요하게 정책을 끌고 간 끝에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독일 도이치벨레(DW)는 “몇 달간의 파업을 촉발한 이번 ‘개혁’은 마크롱에게 중요한 승리”라고 했다.

이번 개편안은 프랑스 철도가 1930년대 국영화된 이후 최대 규모의 개혁이다. 15만 명에 달하는 SNCF 임직원의 종신 고용 혜택을 신입사원부터 폐지하고 조기퇴직 시 연금을 지급하던 혜택도 없앴다. 일부 국영철도 근로자들은 일반 근로자들보다 10년이나 이른 52세 때 조기 퇴직한 뒤 연금을 받아왔다. 직원 가족에게 무료 제공되던 승차권도 없어진다. 이에 더해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SNCF를 국영기업에서 합자회사 형태로 전환한다. 체질 개선을 강제하는 대신 정부는 현재 470억 유로(약 59조1716억 원)에 달하는 SNCF의 부채 중 350억 유로(약 44조699억 원)를 떠안는다. 시설투자 비용 36억 유로(약 4조5330억 원)도 10년간 지원한다.

SNCF 개편안에 반대해 4월 초부터 일주일에 이틀씩 총파업을 벌여온 철도노조는 앞으로도 파업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여론 지지가 약화되고 파업 동력도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13일 파업 참여율은 12.8%로 4월 초 파업 돌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