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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소매 신규취업 5만9000명
숙박음식업 4만3000명 줄어
“인상 긍정효과 90%” 무색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고 하더니….’

지난 1분기 저소득층(하위 20%) 소득이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8%나 줄었던 이유는 결국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하나로 추진한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등의 여파로 이들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탓이라는 진단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취업자 수 동향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집중된 도·소매업(전년 동월대비 5만9000명 감소)과 숙박·음식점업(4만3000명 감소),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5만3000명 감소) 등의 업종별 신규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경우에는 각각 6개월,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의 경우에는 지난 3∼4월 두 달 동안 정체 상태를 보이다가 5월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으로 폐업 등의 위기에 몰리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의 처지가 반영된 통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요식업종에 몸담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매출의 3분의 1이 직원 여러 명의 인건비로 나간다”면서 “여기에 임대료까지 올라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재앙’에 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내년에 최저임금이 또다시 오르고, 앞으로 근로시간 단축까지 적용받게 되면 업종 전환이든, 폐업이든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자리를 잃어버리면 생계에 위협을 받는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일자리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다”며 “이들의 일자리가 몰려 있는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운수업 등의 신규 취업자 수가 대폭 줄고 있는 것은 결국 극빈층을 양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란 얘기는 결국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국민만을 위한 수사였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특히 “최저 임금 인상으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국민은 임시직·일용직에 종사하는 사회 취약계층”이라면서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대의를 내세우고 실행한 정책이 결국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데도 최저 임금 긍정 효과가 90%라고 말하는 것은 정부가 노동·경제 정책에 대해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오판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게 남 교수의 진단이다.

이관범·권도경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