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개성 만점…시선 집중 나이지리아대표팀을 응원하는 팬이 14일 밤(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스타디움 앞에서 나이지리아 국기 색상으로 치장한 헤어 스타일을 뽐내고 있다(왼쪽부터). 개막전에 맞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팬 페스트에서 두 여성이 러시아 국기를 페이스 페인팅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콜롬비아를 응원하는 팬이 루즈니키스타디움 앞에서 호랑이 분장을 한 채 활짝 웃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팬 페스트에서 한국팬이 갓을 착용한 전통복장을 뽐내고있다. 뉴시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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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도시서 ‘FIFA 팬 페스트’

2002 韓·日 월드컵 벤치마킹
경기장 못 찾은 팬들 거리응원

국기·유니폼 등 치장 장외경쟁
TV 설치된 음식점도 인산인해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에 맞춰 팬들의 축제 ‘국제축구연맹(FIFA) 팬 페스트’가 러시아 11개 도시에서 화끈하게 펼쳐졌다.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의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15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코누센나야 광장에 마련된 팬 페스트 현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개막전이 중계되는 대형 전광판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러시아 팬들과 러시아월드컵 분위기를 즐기기 위한 세계 각국의 팬들로 성황을 이뤘다. 팬들은 자국 대표팀의 유니폼, 국기, 전통 복장 등으로 치장해 ‘장외 경쟁’을 벌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팬 페스트는 개막전이 열리기 전 이미 수용 인원 1만5000명을 모두 채워 입장이 제한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외에 칼리닌그라드·니즈니노브고로드·사마라·볼고그라드(이상 수용 인원 1만5000명), 모스크바·로스토프나도누·카잔(이상 2만5000명), 사란스크(2만 명), 소치(1만 명), 예카테린부르크(1만7000명) 등에서 열린 팬 페스트는 대부분 만원을 이뤘다.

팬 페스트는 2006 독일월드컵에서 출범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 팬들의 거리응원을 벤치마킹한 이벤트다. 팬 페스트는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도시에 야외 응원 무대를 제작하고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을 경기가 열리는 날 불러모아 응원전을 유도하는 행사다. FIFA에 따르면 독일월드컵에선 1800만 명,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선 250만 명, 2014 브라질월드컵에선 510만 명의 팬이 팬 페스트에 참여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팬 페스트에 입장하지 못한 팬들은 개막전 중계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인근의 술집으로 이동했다. TV가 설치된 술집은 그러나 이미 장사진을 이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팬 페스트가 시내 중심의 관광 명소인 ‘피의 구원 사원’ 바로 옆에 설치된 데다가 수많은 인파가 몰려 큰 혼잡을 빚었다.

한국의 조별리그 F조 상대국 스웨덴(1차전 18일 니즈니노브고로드), 멕시코(2차전 로스토프나도누) 팬들도 팬 페스트를 즐겼다. 노천카페에서 커피를 즐기던 한 무리의 멕시코 팬은 특히 한국 취재진을 확인하고 연신 “굿 럭∼”을 외치며 악수를 청했다. 이란과 모로코는 16일 0시 상트페테르부르크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치른다. 이란, 모로코 팬들은 거리에서 마주칠 때마다 응원가를 힘껏 부르며 결전 하루 전 ‘탐색전’을 펼쳤다. 팬 페스트의 열기는 러시아월드컵 1호 골이 터지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전반 12분 러시아의 유리 가진스키(FC 크라스노다르)의 선제골이 나오자, 팬 페스트 현장을 가득 메운 러시아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경기 내내 사우디아라비아를 몰아친 러시아가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50분까지 골을 넣으며 총 5득점을 뽑았기에 팬 페스트의 열기는 개막전이 종료된 뒤에도 한동안 사그라지지 않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