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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가 입항거부한 난민구조선
스페인, 발렌시아港으로 수용

獨메르켈 ‘난민의 대모’ 불려
자국내 반대여론 증가는 부담

사회·경제적 부담과 관련 범죄 증가 등을 이유로 반(反)난민 정서가 확산하고 있지만 난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국가들도 적지 않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현재 서유럽에서 친(親)난민 정책을 표방하는 대표적인 국가로는 스페인이 꼽힌다. 스페인은 앞서 우파 정권까지만 해도 반이민 정책을 고수했지만 지난 1일 사회당의 페드로 산체스(46) 총리가 선출되면서 난민 관련 정책 방향을 대폭 선회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와 몰타가 입항을 거부한 난민 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를 발렌시아항에 받아들였다.

스페인과 함께 유럽에서 친난민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원조 친난민 국가가 독일이다. ‘난민의 어머니’라고도 불리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15년 이후 난민 100만 명을 받아들였다. 최근 독일 경제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난민들의 일자리도 풍부해 추가로 받아들일 여력도 있다. 독일 연방고용공단(BA) 산하 노동시장·직업조사연구소(IAB)는 올해만 난민들에게 일자리 10만 개가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에서 독일, 스페인이 친난민 정책을 펼친다면 아메리카에서는 캐나다, 칠레가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다. 특히 칠레는 개발도상국이지만 급속한 고령화를 겪고 있어 일손 부족 해결을 위해 난민 수용에 적극적이다. 칠레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칠레로 들어온 아이티 난민 수만 10만4782명에 달한다. 2016년 4만8783명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강도 높은 반난민 정책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 난민지위협약에 따라 불법입국한 난민에 대해서도 무조건 난민 심사를 시행하고 있는 캐나다도 난민들에게는 기회의 땅이다. 캐나다는 퀘벡주를 비롯해 미국과 접경지역 곳곳에 난민수용소를 지어 미국을 거쳐 들어오는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친난민 정책을 펴고 있는 국가들 역시 언제까지 난민을 계속 수용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수년간 난민들을 받아들인 독일과 캐나다에서 급증한 난민 출신 이민자 범죄로 반대 여론이 들끓기도 한다. 메르켈 총리 등 현재 친난민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정치인들 역시 향후 자국 내 다수 여론이 난민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변화할 경우 언제까지고 난민 유화정책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