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기자회견회는 트럼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북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서 밝혀
미북, ‘6·12 싱가포르 합의문’ 공동성명 채택
핵심 현안인 CVID 빠져 논란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미·북 정상이 만난 것은 남북 분단 이후 70년만에 처음으로, 미북은 이번 ‘6·12 싱가포르 합의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의 새로운 길로 접어들게 됐다. 하지만 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문구가 최종 포함되지 않으면서 적지 않은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워 게임(war games)’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그것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적 차원에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단독·확대 정상회담에 이어 업무 오찬을 가진 뒤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정식 서명했다. 미북은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미·북 관계 수립 추진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 평화 구축 노력 △‘4·27 판문점 선언’ 재확인 및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노력 △미군 전쟁포로·실종자 유해 즉각 송환 등을 담은 4개 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를 약속했다”면서 “북한 비핵화를 많은 사람을 투입해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서는 “감축하지 않을 것이며, 지금 논의에서는 빠져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싶지만 지금은 아니고 결국에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문제(주한미군 철수)는 미래에 열리는 협상을 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서도 “특정시점에 완화될 수 있지만, 핵이 더 이상 변수가 되지 않을 때 제거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우리가 (북한과) 협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매우 도발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비용이 비싸며, 도발적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워 게임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적절한 시기에 백악관 초청할 것이며, 나도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면서 추가적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백악관 방문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공동선언도 미·북 양측이 “합의 사항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할 것”이라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측 고위 관리가 “가장 이른 시일에 후속 협상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6·12 싱가포르 합의문’과 관련해 핵심 쟁점이었던 비핵화 문제가 제3항에서 나온 데다가, 판문점 선언의 ‘완전한 비핵화’를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쳐 일각에서는 미국이 크게 양보한 협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인 11일까지도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물”이라고 했던 CVID는 선언에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공동성명은 북한이 요구했던 미·북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 구축 등 대북 체제 안전보장 문제는 제1·2항에 비중 있게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원하는 종전 선언에 대해서도 “곧 전쟁이 끝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