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영어수업’도 엇갈려

6·13 지방선거 서울시 교육감 후보 3인이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존폐’ 문제와 ‘방과 후 영어수업’ 등 쟁점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초·중·고등학생의 학습은 물론 진학, 입시와 연관된 공약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다.

진보성향의 조희연 후보는 현직 교육감 임기 중 추진한 자사고·외고에 대한 폐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현행 자사고·외고가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서열화와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판단 아래 이를 단계적으로 일반고교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박선영 후보는 학생들이 자사고·외고는 물론 일반 학교까지 마음대로 선택해 지원할 수 있는 ‘고교 완전경쟁체제’를 약속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곳에 지원하며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학교가 경쟁력과 특색을 갖출 것으로 내다봤다. 자사고·외고를 없앨 경우 학력의 하향 평준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라 일반고를 자사고·외고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취지다.

조영달 후보는 자사고·외고를 현행대로 유지하되 학생들을 ‘100% 추첨’ 방식으로 선발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학교 측에선 사실상 학생 선발권을 갖지 못하게 된다. 외고가 처음 설립 목적과 달리 명문대 진학 통로가 됐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고 조 후보 측은 설명했다.

정부가 금지한 유치원 및 초등 1·2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을 놓고도 견해가 갈렸다.

조희연 후보는 초등학교 1·2학년에 방과 후 영어수업을 금지하는 대신 원어민 교사를 모든 학교에 배치해 초등 3학년부터 확실하게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영달·박선영 후보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해당 연령대 학생의 영어수업 부활을 내걸었다. 다만 조영달 후보는 주입식이 아닌 놀이로 영어교육 성격을 전환하자는 중립적 의견을 냈다. 박 후보는 유치원과 초등 1·2학년 방과 후 수업은 선행학습금지법 적용 대상에서 예외로 두되, 학교장 재량에 맡기는 자율 규제를 대책으로 제시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