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성과 홍보하며 적극 활용
평화·정의당도 기대감 드러내
한국당은 애써 관련 논평 자제

6·13 지방선거 하루 전인 12일 ‘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자, 여야는 회담 성공을 기원하면서도 이번 회담 결과가 선거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미·북 정상회담 성사를 문재인 정부의 성과로 홍보하며 선거에 적극 활용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번 회담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정부 여당의 경제 실정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에서 열린 지방선거대책회의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은 한반도 역사의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두 정상의 만남만으로도 70여 년간 적대적 관계이던 양국 관계의 진전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베를린 선언에서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일관된 노력이 (이번 회담 성사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회담에 임해주길 바라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긍정적 성과가 도출되기를 한마음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한목소리로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환영과 기대의 뜻을 밝혔다. 장정숙 평화당 대변인은 “양 정상의 용기와 문 대통령의 노력으로 역사적인 한 발자국을 내딛게 됐다”며 “70여 년간 한반도를 지배해 온 핵과 전쟁의 공포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부터 세계가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두 정상의 결단에 달려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을 비롯해 전 세계는 오래전부터 평화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었다. 오늘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새로운 세계 평화 체제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한국당은 미·북 정상회담 관련 논평 등을 자제하고 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한국당은 회담 결과를 지켜본 이후에 공식 논평을 낼 계획”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 겸 선거대책본부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내 정치·경제 현안보다는 모든 관심이 미·북 회담으로 쏠리면서, 내일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선거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며 “정부가 북풍에만 ‘올인’하다 보니 선거가 뒷전으로 밀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회담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바른미래당은 미·북 정상회담 성공의 조건으로 북한의 구체적이고 확실한 비핵화를 내걸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미국과 북한의 정상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CVID)에 대한 확고한 합의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 이행계획의 실질적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며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확실한 CVID 원칙과 핵폐기 시한이 반드시 김 위원장의 육성을 통한 약속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전날 “북풍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준영·이후연·이은지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