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의제협상 관여 리용호 가능성
김여정 협상조율 역할 관심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기적 담판이 될 6·12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대외 정책을 책임지는 핵심 인사들을 대거 싱가포르로 집결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줄다리기에 대비해 심복들과 대거 동행한 것이다.

확대 정상회담 배석 1순위 인물로 꼽히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지난 1일 김정은 집권 이후 첫 고위급 인사로 미국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1월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전개된 남북, 미·북 대화 국면에서 김 부위원장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삼각 채널을 구축하며 회담 성사를 일궈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두 차례 정상회담, 지난달 9일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에서 김 부위원장은 빠짐없이 배석했다. 비핵화와 체제 보장에 대한 김 위원장의 구상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로 지목된다.

공식 외교 라인인 리수용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의 배석 가능성도 크다. 리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스위스 주재 북한대사를 지내며 뒷바라지를 했고, 최근 신설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으로 북한 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리 부위원장은 10일 김 위원장이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할 때 김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과 함께 배석했다. 리 외무상은 북한의 대표적 ‘미국통’으로 1990년대 초부터 핵 문제 등 각종 협상에 관여해 왔으며,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통해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의 회담 의제 협상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을 밀착 수행해온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회담 배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제1부부장은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테이블에 나설 수 있다. 그는 4·27 남북정상회담 때 김 부위원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옆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은 배석하지 않더라도 협상 조율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번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에는 의전·경호 문제를 책임질 ‘김정은의 집사’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회담 실무를 맡을 최 외무성 부상,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 등도 동행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